기다림 끝에,
응원이 왔다
신청자가 오지 않는 자리 앞에서 무력감을 그냥 앓지 않고 밑바닥까지 내려가 이유를 길어 올렸다. 그리고 토요일 저녁, 한 주 전체의 온도가 뒤집혔다.
새벽의 흐름
"어느새 7월 중순"이라는 문장으로 시간이 빠르게, 그것도 허무하게 흐른다는 감각을 적었다. 존경하는 동료 작가들의 글 앞에서 위축되며 내 서정성에 갇혀 다른 시도를 못했다고 반성했지만, 그 아래엔 어릴 적 별과 우주에 미쳐 몰입했던 기억이 조용히 놓여 있었다. 한때 좌절됐던 그 몰입을 지금은 글쓰기로 되찾고 있다는 자각이 이 하루의 뿌리였다.
3인칭 연습이 아침 계획을 흐트러뜨렸다는 것을 알아채고 "연습은 따로 하기로 했잖아"라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정해둔 자리와 흘러넘치려는 마음 사이에서 균형을 다시 잡아보는 하루였다.
신청자가 오지 않는 클래스 앞에서 "나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다고 느껴지는 시간"이라 적었다. "돈 벌어 먹기가 이렇게 어려운 거구나"라는 문장 옆에,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을 스스로 낯설어하며 캐물었다 — 능력을 증명받고 싶은 마음, 곁의 사람에게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 무력감을 그냥 앓지 않고 밑바닥까지 내려가 이유를 길어 올린 뒤, "안전하게 실험적인 글쓰기를 해보자"는 밝은 다짐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일주일 전 도착해 있던 문의 하나를 뒤늦게 발견하고 "어떻게 그걸 놓칠 수 있어!!"라 외쳤다. 하지만 자책에 머무르지 않고 곧장 구조를 바꿨다. 기수제를 상시 모집으로, 마감을 없애고 문구를 실용적으로 — 무력감을 손에 잡히는 정비로 갈아 끼운 하루였다.
"이렇게 사는 걸 폐인모드라 한다지?"라며 스스로를 웃음 섞어 짚었다. 고전을 참고서 삼아 읽으려다 "읽는 것과 쓰는 것은 다르다"고 적었는데, 그 한 문장이 다음 날 아침 조용히 뒤집힌다.
시간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가는 감각을 다시 붙들면서도, "읽는 것과 쓰는 것이 다르지 않다. 읽는 대로 쓴다"고 고쳐 썼다. 시나리오 작가냐 연출가냐를 저울질하던 물음이 여기서 "지어내는 사람이고 싶다"는 결론으로 조용히 착지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 — "두려워하지 마, 든든한 네 편이 함께하고 있어."
새벽이 남긴 문장들
"어느새 7월 중순"
"어떻게 그걸 놓칠 수 있어!!"
"읽는 것과 쓰는 것이 다르지 않다.
읽는 대로 쓴다."
"두려워하지 마, 든든한 네 편이
너와 함께하고 있어"
저녁의 결
이번 주 저녁 글은 단 한 편이었지만, 그 한 편이 한 주 전체의 온도를 뒤집었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글에는 신청자 없는 자리 앞의 무력감이 고여 있었는데, 토요일 저녁에 이르러 그 흐름이 방향을 바꿨다. 일주일 전 문의했던 이가 신청과 입금을 마쳐 첫 유료 동행이 되었고, "기다리니까 되는구나"라 적었다. 같은 날 또 한 사람이 응원의 뜻으로 신청을 더해주었고, "돈이 드는 응원"이라는 말로 그 마음의 무게를 짚었다. 신청자가 없어 서글펐던 한 주의 끝에서 동행이 넷이 된 저녁이었다.
이번 주 결
이번 주의 씨앗
"읽는 대로 쓴다" —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 무엇이 문장을 뒤집었을까
토요일 아침의 "읽는 것과 쓰는 것은 다르다"가 일요일 아침 "다르지 않다, 읽는 대로 쓴다"로 뒤집혔다. 무엇이 그 하루 사이에서 문장을 돌려세웠는지 조금 더 들여다볼 만하다. "지어내는 사람이고 싶다"는 일요일의 결론과도 이어져 있는 듯하다.
또 하나, 글쓰기 안에 섞여 있는 "억울함을 분출하고 싶은 욕망"도 눈여겨볼 만하다. 순수한 몰입과는 다른 결의 동력이다. 분노와 부조리를 향한 이 에너지를 쓰는 이의 또 다른 연료로 데리고 갈 수 있을지, 지금 준비하는 이야기의 인물들과 만나는 지점이 있을지 모른다.
기다리니까
되는구나.— 260718 토요일 저녁에